통증이 있을 때 대부분의 분들은 우선 쉬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움직이지 않고 안정을 취하면 통증이 가라앉고 저절로 회복될 것이라고 믿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습니다. 특히 만성적인 통증의 경우에는 움직이지 않고 쉬기만 할 경우 증상이 오히려 악화되거나 회복이 지연될 수 있습니다.
물리치료의 관점에서 보면 통증이 있다고 해서 무조건 쉬는 것이 반드시 도움이 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통증이 있을 때에도 적절한 움직임을 유지하는 것이 회복에 더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통증이 있을수록 왜 움직여야 하는지 그 이유를 알아보겠습니다.
급성 손상 초기에는 안정이 중요합니다
급성 손상, 예를 들어 염좌나 타박상 같은 경우에는 초기 24~48시간 동안은 안정이 매우 중요합니다. 이 시기에는 손상 부위를 과도하게 움직이면 염증이 악화될 수 있고 회복을 방해할 수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얼음찜질이나 압박, 높이기와 같은 R.I.C.E 요법(휴식, 얼음찜질, 압박, 높이기)이 효과적인 초기 처치 방법입니다.
급성 손상 후 첫 몇 시간 동안은 신체가 자연적인 회복 과정을 시작하는 시점이기 때문에 무리한 움직임을 자제해야 합니다. 그러나 이 기간이 지나고 나면 지나치게 움직이지 않는 것도 문제입니다. 초기 안정이 지나고 나면 점차적으로 부위를 부드럽게 움직여 주어야 회복이 빨라집니다.
통증이 항상 손상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통증은 일반적으로 우리 몸이 조직 손상이나 염증을 인식했을 때 나타나는 반응입니다. 하지만 모든 통증이 실제 손상과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것은 아닙니다. 특히 염좌나 근육통처럼 비교적 가벼운 손상은 일정 시간이 지나면 자연적으로 회복되지만 그 이후에도 통증이 계속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러한 경우는 우리 뇌가 손상에 대한 기억을 유지하고 해당 부위에 대한 민감도를 높인 상태일 수 있습니다. 이것을 '중추 감작' 또는 '통증 민감화'라고 부르며 통증이 손상 자체보다는 신경계의 과민 반응으로부터 비롯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이때는 움직임을 통해 뇌에 새로운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움직일 수 있다는 신호가 반복되면 뇌는 해당 부위가 더 이상 위험하지 않다고 인식하게 되고 점차 통증 반응이 줄어들 수 있습니다.
움직임은 회복을 돕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움직이면 혈액순환이 활발해집니다. 혈액은 손상된 부위에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하고 염증을 유발하는 물질을 배출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또한 움직임을 통해 근육의 긴장이 완화되고 관절의 유연성이 유지됩니다.
움직임은 우리 몸의 호르몬 분비에도 영향을 줍니다. 대표적인 것이 엔도르핀으로 이는 천연 진통제 역할을 하며 기분을 안정시키는 데에도 기여합니다. 규칙적인 움직임은 이러한 물질의 분비를 유도해 통증을 완화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이처럼 움직임은 단순한 운동을 넘어서서 전신 회복을 유도하는 중요한 치료 요소라고 할 수 있습니다.
쉬기만 하면 생기는 문제점
통증이 있다고 해서 계속 움직이지 않으면 불용성 위축이라는 현상이 생길 수 있습니다. 사용하지 않는 근육은 빠르게 약해지고 관절은 뻣뻣해지며 움직임의 범위도 제한됩니다. 예를 들어 허리 통증이 있다고 누워 지내기만 하면 허리 근육이 약화되고 더 작은 움직임에도 통증을 느끼게 될 수 있습니다.
또한 통증에 대한 두려움으로 인해 움직임 자체를 피하려는 행동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것을 ‘운동 회피 행동’이라고 하며 점점 더 몸을 움직이지 않게 되면서 통증에 대한 민감도는 더욱 높아지고 기능은 더 떨어지게 됩니다.
이러한 악순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통증이 있더라도 가능한 범위 내에서 움직임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안전한 범위에서의 움직임이 중요합니다
물리치료에서는 통증을 전혀 느끼지 않는 것이 아니라 통증이 견딜 수 있는 수준에서 점진적으로 움직임을 유도하는 것을 원칙으로 합니다. 예를 들어 어깨에 통증이 있는 경우에도 통증이 심하지 않은 범위에서 가볍게 팔을 들어 올리는 동작부터 시도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동작을 반복함으로써 뇌는 해당 부위를 다시 신뢰하게 되고 통증 반응은 점차 감소하게 됩니다. 처음에는 매우 가벼운 동작부터 시작해 점차 범위와 강도를 넓혀가는 것이 회복에 효과적입니다.
결론
통증이 있다고 해서 무조건 쉬는 것이 회복에 도움이 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통증이 지속될수록 적절한 움직임을 통해 회복을 촉진할 수 있습니다. 물론 급성 손상 초기에 안정이 중요한 시점이지만 그 이후에는 움직임이 회복에 필수적인 역할을 합니다.
통증은 단순한 신체적 손상뿐 아니라 뇌와 신경계의 복합적인 반응으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아프다고 해서 몸을 멈추기보다는 내 몸의 상태를 이해하고 천천히 움직이는 것이 회복의 출발점이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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